티눈/김덕진
통증의 집을 아직도 허물지 못했다
체중에 밟힌 색깔은 백색이다
만성화된 수직의 고통이 어느 순간 활성화 되면
뉴로매트릭스가 미지의 함수를 대입하여
통증의 방정식을 풀려고 했다
그 때마다 신경 네트워크의 프로그램에 오류가 발생했다
발바닥에서 정수리로 뻗친 환한 신호는
최초의 발화점처럼 뻐근하고 해머처럼 묵직했다
바람 부는 날 연을 날려본 사람은 안다
솟아오르는 연을 통해 팽팽하게 당겨진
현 같은 바람의 힘줄을
발바닥 통증의 현이 팽팽하게 켜지는 날 내 몸은
고통을 감았다가 풀기를 반복하는 실패가 되었다
언제부턴가 나와 동거한 발바닥의 옹이 하나
나는 나이테에 박힌 옹이를 품고 살았다
이따금씩 찌르는 환한 통증의 그늘에 무릎이 접히더라도
내 몸에 집을 지은 옹이의 외침을 자주 마신다
부피와 무게가 다른 바람의 끝자락
나는 색깔이 다른 바람을 감아야 하는 실패다.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보리수는 유혹하지 않았다 (0) | 2015.07.09 |
---|---|
자율신경 오작동 (0) | 2015.06.13 |
흔적 (0) | 2015.05.28 |
고추지지대 (0) | 2015.05.13 |
탬버린, 은하에 젖다 (0) | 2015.04.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