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매미
김덕진요셉
2013. 8. 16. 12:08
매미
내가 껴안고 있는 것은
눅눅한 땅의 침묵을 벗고 나온 몸부림 섞인
너의 환한 외침이다
네 몸에서 분출하고 있는
뜨거운 문장의 그림자는 캄캄한 땅속
운하에 고여 있던 짙은 목마름과 함께
긴 어둠속에서 앓은 몸살이 발효된, 짧은 나들이를
스스로 위로하기 위한
마지막 입맞춤이다
이별을 준비하는 너의 꿈에서
흙냄새가 짙게 난다
네 몸에서 뛰쳐나와
저녁노을에 걸려있던 알몸의 문장들이
눈물자국처럼 내려온다
진통제 바늘이 꽂힌 듯 잦아드는
네 꿈의 투신
노을품은 저녁은 너의 남은 생의 한쪽 모서리를 또
가위질하고 있다
물기 없는 내 저녁이 보증수표 없는 내일을
써레질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