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소나기
김덕진요셉
2014. 6. 9. 10:23
소나기/김덕진
바다의 유전자를 모아 반죽하는 날은
태양이 딱히 할 일이 없다
하늘을 좋아한 바다의 유전자들이 구름 속에서 비릿한 바다냄새를 끓인다
야생 풀 드러눕는 소리가 함성처럼 일어나고 창조를 흉내 낸 내 사상의 언저리는
젖은 바람으로 포위되었다
밤보다 더 어두운 혁명 같은 발자국소리 달음박질친다
검은 구름이 반죽하여 뽑아 낸
긴 면발이 땅을 고르고
돌부리를 휘감던 발효된 시간의 열기가 거품을 뿜는다
몹시 굵은 면발이었으나 그림자는 남기지 않았다
촛불을 넣어 반죽한 침묵의 면발은 구름이 뽑은 면발보다 훨씬 더 굵었다
눈물 흘리던 침묵의 심지 까맣게 멍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