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나무 밑에서

김덕진요셉 2014. 11. 10. 12:13

가을나무 밑에서/김덕진

 

나무의 겨드랑이 밑에서 파도소리 줍는다

바람의 색깔이 흔들릴 때마다

정원수로 심어놓은 보리수나무가 땅에 모이를 고봉으로 퍼준다

나무가 잎을 터는 것은 어수선한 겨울을

조용히 건너가기위해서다

 

입을 닫았더니 남의 목소리가 크게 들리기 시작했다

눈을 감았더니 세상이 훤하게 보이기 시작했다

 

한 양동이 주운 파도소리를 머리에 들이부어 세례를 받았다

 

늦가을 저녁이 태양의 말씀으로 빼곡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