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퀴 자국/김덕진 알루미늄 빈 캔, 빈 술병을 보면내 마음에 유모차의 바퀴 자국을 깊게 새겨 놓으신어머니 같은 그분의 봉인된 음성이 귀에 도랑을 내고내 안부를 묻는다 작은 체구에 고령인 그분은허름한 빌라 반지하 단칸방을 얻어 홀로 기거하면서매일 폐품을 줍기 위해동네 골목에 해진 발자국을 낙관처럼 찍으며 유모차를 밀고 또 밀었다밤마다 차가운 별로 뜨는 지난 세월의 아물지 않은 상처, 덧난 환부에 고약을 붙이듯거친 숨을 고르며 낡은 돛을 올리고 골목을 항해했다 십여 년 전에 우리 집 앞에서 우연히 만난 분,책, 신문, 박스, 병, 캔 등 버릴 폐품이 있냐고 물으신 그분과의 인연이그때부터 올봄가지 지속되었다 나는 그 후로 원룸 세입자들이 마시고 내놓은빈 맥주캔과 빈 소주병이 어느 정도 모이면 차에 싣고 그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