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건을 개다가 문득/김덕진 무료함이 바삭하게 튀겨지는 휴일 오후연신 터지는 하품이 눈물샘을 자극했다아내는 건조대에 빨래를 널어 테라스에 옮겨 놓고 외출중이고새벽에 들어온 아들은 오후가 되어도 은하수를 건너는 중이다소파에 누워 리모컨을 쥐고TV 채널을 처음부터 끝까지 올렸다가 내리기를 반복하는 것도 싫증 나고 눈꺼풀을 들어 올리는 것조차 귀찮아졌다눈을 뜨면 낯익은 구름이 창을 통해 텅 빈 몸을 들여다보고새들이 구름에 찍는 발자국 소리를 가슴으로 읽는 방법을 가르쳐 주려는 것도남의 옷을 입는 것처럼 거북했다 별의 해안을 적시는 파도 소리를 듣다가 눈을 떴을 때태양의 목젖이 한창 부풀어 오르고붐비는 햇살에 수분 털린 빨래들이 바람을 때리고 있었다가끔 빨래를 개다 보면 양말 한 짝이 부족했던 적이 종종 있음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