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의 몬드리안/김덕진 그때 나는 바람의 색깔을 고르고 있었다 고층빌딩 유리창에서 흘러내린 빛의 그림자가 아늑했다유리창을 복사한 직선의 도형,옅은 그림자를 담은 수많은 사각의 틀들이각을 맞대어 꿰맨 퀼트처럼 바닥에 널렸다그림자의 면적을 줄이고 늘이는 태양의 숨, 피아노 속 건반 같은 낯선 기호들을화목에 엎질렀다태양을 품에 안은 유리 벽은 기억한다태양은 화상 입어 부르튼 입술의 침묵으로만 말한다는 것을세상에 엉켜있는 목소리 안에도태양의 닫힌 입술을 읽을 수 있는 이가 있다는 것을 모눈종이의 눈금 같은 빛의 그림자,빈혈의 장막이 걷힐 때까지서늘한 그림자 안에서 샤를 보들레르가 시로 그린 도시의 혼란과 미를 상상했다그는 징처럼 울리는 손바닥으로 싱징의 꿈을 발아시켰다 내가 본 것은 태양이 유리창에 입맞춤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