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석자국/김덕진
내 유년의 소박한 추억의 결정을
진주처럼 몸속에 품고 살았다
청빈의 소리를 담은 아득히 먼 과거의 기억이
그리움의 빛으로 다가오기 시작했다
모깃불을 피우기 위하여 일몰을 삼킨 여름날의 저녁이 있었다
밤의 무릎을 베고 자기 위하여
달빛의 요가 깔린 멍석이 있었다
멍석 깔린 앞마당에서
온 가족이 두레상의 둘레에 모여앉아
숟가락 부딪치며 달빛을 떠먹을 때
나는 사랑의 둘레를 보았다
그릇에 닿는 숟가락소리는 어머니가 작곡한 저녁을 위한
사랑의 세레나데였다
사랑의 정수는 없지만 난 이것을 내가 지나온,
생의 빛나는 골목이라고 생각했다
내 영혼의 살갗에
유년의 멍석자국이 깊이 새겨지도록 내 생을 통째로 올려놓았다
몸속에 길을 내고 그 위에 장문의 일기를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