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에도 이음새가 있다/김덕진
풍선처럼 부풀어 오른 달의 핏줄이
마침내 터졌다
붉게 채색되어가는 달 속으로 검은 그림자들이
떼를 지어 들어갔다
끈적이는 욕망을 한 덩어리씩
달에 이식할 때마다
말뚝 박히는 소리가
붉은 암석의 등을 적시고 흘러내렸다
수분 없는 그림자를 흘리고 다니며
경계를 세우는 손에서
욕망을 섞어 되새김질한 모래바람이 굴렀다
목마른 꿈의 갈증이 긴 터널 속에서
공허의 윤곽을 더듬을 때
부식된 시간은 꿈과 현실의 경계에서 정지했다
서서히 드러난 빈손가락사이로
줄줄이 새나가는 꿈의 부스러기들이
달빛의 능선에 쌓였다
난 끊어진 꿈을 다시 잇고 싶어서 꿈의 뿌리를
더듬었다
꿈에도 푸석한 이음새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