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에도 이음새가 있다

김덕진요셉 2012. 6. 28. 12:15

          꿈에도 이음새가 있다/김덕진


풍선처럼 부풀어 오른 달의 핏줄이

마침내 터졌다

붉게 채색되어가는 달 속으로 검은 그림자들이

떼를 지어 들어갔다

끈적이는 욕망을 한 덩어리씩

달에 이식할 때마다

말뚝 박히는 소리가

붉은 암석의 등을 적시고 흘러내렸다

수분 없는 그림자를 흘리고 다니며

경계를 세우는 손에서

욕망을 섞어 되새김질한 모래바람이 굴렀다

목마른 꿈의 갈증이 긴 터널 속에서

공허의 윤곽을 더듬을 때

부식된 시간은 꿈과 현실의 경계에서 정지했다

서서히 드러난 빈손가락사이로

줄줄이 새나가는 꿈의 부스러기들이

달빛의 능선에 쌓였다

난 끊어진 꿈을 다시 잇고 싶어서 꿈의 뿌리를

더듬었다

꿈에도 푸석한 이음새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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